AA(Double A) : AA 등급
커피는 전(全)지구적으로 석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품목이다. 재밌는 점은 석유처럼 커피도 한정적인 장소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어쩌면 커피가 영혼을 깨우는 정신적 연료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커피는 이른바 커피벨트 지역에서만 자란다. 커피벨트는 커피 경작이 가능한 적도 기준 북위 남위 약 25도 사이(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라고도 한다.) 지역을 말하는데 커피는 기본적으로 농작물이라 종자와 수확 결과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당연히 뉴크롭(new crop:그 해 출하한 커피 생두. 즉 햅콩. 주의할 점은 우리가 쓰는 1월 부터의 달력 기준이 아닌 커피 수확이 끝난 시점이 시작월이다. 이 시작월부터 1년 사이의 콩이 뉴크롭)을 가지고 등급을 결정하는데 지역에 따라 등급 기준이 제각각이다. AA는 영국식 커피 등급 표기 방식이고 C-B-A-AA 단계로 되어 있으며 생두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다. AA는 가장 높은 등급으로 크기가 가장 크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스크린 사이즈 기준으로 Sc.19에 해당하는 Xtra large bean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일컫는 AA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Kenya AA에서 AA는 마찬가지로 생두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 등급이지만 스크린 사이즈로는 Sc.18에 해당하는 Large bean이다. 반면 중남미쪽에서는 커피 산지의 해발고도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SHB,SHG 등)
Acidity : 신맛
볶은 커피는 기본적으로 신맛,단맛,쓴맛을 갖고 있다.(짠맛, 떫은맛 등을 포함하기도 함) 엥? 커피에 그렇게 다양한 맛이 있다고? 커피는 원래 쓴거 아녀? 맞다. 커피는 원래 쓰다. 그리고 이 쓴맛 때문에 커피가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달콤하기만 했다면 금방 싫증이 나버려 커피는 빅히트를 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는 커피 나무 열매의 씨를 볶은 것이다. 따라서 커피의 DNA는 기본적으로 열매라 볶은 커피라 할지라도 과일의 신맛이 들어있다. 특히 아라비카종의 경우엔 이 신맛이 포인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커피를 산뜻하고 경쾌하게 해준다. 흔히들 원두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신맛이 난다는 말을 듣고 시큼할 것이라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아라비카종의 신맛은 시큼한 신맛이 아니라 입안을 상큼하게 만들어주는 레몬과 같은 경쾌한 신맛이다. 그런데 이 신맛은 커피를 약하게 볶을수록 강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커피를 강하게 볶을수록 단맛과 쓴맛 성질이 표출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산지별로 다양한 맛과 향을 머금고 있는 생두를 보고 적절하게 로스팅 포인트를 잡아 해당 산지 커피의 개성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맛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신맛을 너무 두려워 말고 좋은 커피 마음껏 즐겨보시라!
Africa : 아프리카
커피, 도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커피의 기원에 대한 설은 크게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근간으로 한 칼디의 전설과 아라비아 반도에서 시작됐다는 오마르의 전설로 나눠져 있다. 칼디의 전설은 말하자면 목동 칼디가 어느날 염소가 무언가 빨간 열매를 따먹고 난 뒤 흥분하여 날뛰는 것을 보고 커피를 발견했다는 전설이고 오마르의 전설은 예멘의 수도승 오마르가 병든 공주를 위해 약초를 구해준 것이 커피였다는 설이다. 이 두가지 전설은 크게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의 전설로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점은 칼디가 맞냐 오마르가 맞냐가 아니라 커피는 뭔가 비밀스럽게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기도를 일생 최대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이슬람 수피교도 사이에서 커피가 오랜 시간 비밀리에 음용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유추하자면 수피 교도에게 커피는 밤새워 기도해도 졸립지 않는 신이 내린 선물과도 같은 명약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신성을 유지하기 위해 커피를 꼭꼭 감춰 두었을 것이고.(물론 나중에 뽀록나지만) 어쨌든 아프리카와 홍해 그리고 아라비아 반도엔 커피와 인류의 비밀스러운 연결 고리가 숨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증거가 없을 뿐. 정리하자면 커피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땅에서 시작된 것을 현재로서는 정설로 보고 있으며 다만 이 커피가 홍해를 건너 예멘에서 최초로 경작되었다는 것으로 두 전설은 일단 타협하여 공존하고 있다. 포인트는 인류든 커피든 기원은 아프리카!
Arabica : 아라비카種
커피의 종자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종과 로부스타(Robusta)종으로 나눈다. 리베리아종을 추가하여 세가지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 리베리아종은 수확량 차원에서 존재감이 약해져 분류하는 의미가 없어졌다. 굳이 세가지로 구분해야 한다면 차라리 브라질 커피를 별도의 카테고리로 추가하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기도 하지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모두 재배량이 많아 세계 커피 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세계 커피수확량의 약 75%정도가 아라비카종이며 나머지 약 25%정도의 로브스타종이 차지하고 있다. 아라비카종의 원산지가 바로 커피의 원산지라 알려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아라비카종은 재배하기가 까다롭다. 왜냐하면 병충해에 약하고 섭씨 5도 이하 지역이나 30도 이상의 고온 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하며 토양에 따라 수확량이나 커피 맛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라비카종의 필수 재배 조건으로 20도에서 25도 사이의 아열대성 기후와 더불어 년간 1,200mm~2,000mm 의 강우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강우량에 걸맞는 토양의 환경이다. 다시말해 비가 오는 만큼 그 비를 적절하게 머금고 있다가 걸러낼 수 있는 땅의 조건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비가 많더라도 땅이 비를 소화하지 못하면 커피를 경작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기후 조건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은 서리가 내리지 않아야 하는 점이다. 아무리 따뜻한 지역이라도 밤 사이 서리가 내릴 수 있는 지역이면 커피는 냉해를 입어 다 쓸모없게 되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라비카종 커피는 재배 조건의 제약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원산지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상품적 가치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한국은 세계에서 11 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커피 소비 대국이지만 이러한 아라비카종 커피 시장은 불모지와 다름없고 대부분 로부스타종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 하지만 최근 10 년 사이에 에스프레소 전문점이나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이 대중화 되면서 비로소 아라비카종 커피에 대한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Aroma : 향
커피를 즐기는 두가지 길이 있다면 하나는 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맛이다. 즉, 향을 추구할 것이냐 맛을 추구할 것이냐에 따라 커피는 볶음도뿐만이 아니라 추출 기구 선택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수가 개입한다. 커피의 향은 한가지가 아니라 커피의 산지 숫자 만큼이나 다양하게 구분하여 정의되어 있다. 생두의 등급을 매기고 상품성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과정에서 반드시 아로마에 대한 코멘트가 들어가는데 그만큼 아로마는 커피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인 것이다. 참고로 향을 추구한다면 드립 방식, 맛을 추구한다면 모카포트나 에스프레소 추출이 유리하겠다.
Antigua : 안티구아,과테말라
아라비카 커피 재배 최적의 환경으로 이상적인 고도(1,500m~2,000m)를 꼽는다. 그 이유는 고산지대일수록 낮과 밤의 온도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즉, 커피 열매가 낮엔 온도가 올라가 이완이 되었다가 밤엔 온도가 내려가 수축되면서 커피의 조밀도가 높아지고 신맛과 향이 강화되는 것이다.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이러한 해발 고도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미네랄과 칼륨이 풍부한 화산재 토양을 갖고 있어 커피 산지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화산 토양의 스모키한 맛을 갖고 있으면서도 밝은 신맛이 공존하며 초콜릿과 카라멜향이 나기에 커피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커피다. 인스턴트 커피에 싫증난 당신, 안티구아에 도전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