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라는 일상, 그리고 우리의 우주


수짱 시리즈 만화를 통해 잔잔하지만 폭풍? 같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새 책이 나왔다. 하나는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와 수짱 시리즈의 스핀 오프라 할 수 있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란 책이다. 이 두 책은 <수짱의 연애>를 소환하고 복기하게 하고 심지어 연결되어 있다. 평소 같았으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독신(일인 가구)들의 삶과 일 그리고 사랑 등의 일상을 통해 주인공들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책으로 읽혔겠지만 세월호 참사 시기에 접한 이 두 책은 그 제목만으로도 내게 화두를 던진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른으로서의 무력함을 느끼며 오늘도 슬픔과 분노로 잠 못 이루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거?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하는 거? 물론 다 맞는 말이지만 그것보다 더욱 본질적 건 남을 조금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나의 욕망만을 중심으로 사고하던 세계에서 벗어나 더 큰 우주를 만나러 가야 하는 게 어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러한 삶을 살고 있나? 그러나 타인을 돌아보긴커녕 오히려 남과의 경쟁에서 어떻게든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우리네 삶을 이해할 순 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파국을 맞이한 이 시점에서 이것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이란 일종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생각할 수 있는 상태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결국 어른이라는 우주에서 견딜 수 있는 중력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된 여러분, 지금 행복하신가요? 우주는 아직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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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소보로(트위터 @coffeens)커피 외계도래설 주창자로서 오늘도 그 증거를 찾아 나서고 있다. <커피는 원래 쓰다>란 책을 썼다.